가설 상정법의 적용사례 (창의적 사고력 교육자료)

                                *주: 이글은 도대 담소회(2014년 5월 24일)에서 발표한 것임.

가설발견의 논리로 알려진 가설 상정법(假說 想定法, abduction)의 가장 단순한 형식은 다음과 같다. “이상한 현상 A가 발생했다. 만약 가설 H를 상정하면 A는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므로 가설 H를 상정한다.”따라서 이상하게 여겨지는 현상에 직면하는 일, 문제가 제기되는 현상부터 생각해 보자.

한문에는 문외한인 필자가 <논어(論語)>를 번역문으로 읽어 가다 직면한 이상 현상으로부터 새로운 가설을 상정하게 된 사례를 하나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이상하게 여기게 된 구절 <논어 4-5>

1) (富與貴, 是人之所欲也 不以其道得之, 不處也)

貧與賤, 是人之所惡也 不以其道得之, 不去也

2) 貧與賤,은 是人之所惡也라도 不以其道得之,라도 不去也니라

3) (부귀는 누구나 탐내는 바지만, 正道로써 얻은 것이 아니면 누리지 말고,)

빈천은 누구나 싫어하는 바이지만 세상이 나빠 내가 빈천에 처하게 되었다면 구태여 빈천을 버리지 말고 감수하라. (이 張 基 槿 번역을 典型으로 봄)

이상하게 여기게 되는 까닭

1. 문장어조가 어울리지 않다. 빈천은 부귀와 상반되는데 불처야 (不處也)와 불거야(不去也)가 달라야하겠는데 비슷하기 때문에 어울리지 않게 보이다. 시적 리듬문제.

2. 과다번역문제 : 본문에는 없는 말이 번역자가 너무 많이 넣어 牽强附會의 인상을 받다.

3. 의미론적 내용(semantical contents)의 부조화.

의미내용의 맥락이 조화되려면 다음과 같아야 할 것이다.

‘빈천은 누구나 싫어하는 바인데 正道로써 얻은 것이면 빈천을 버리지 말라.’

또는 ‘빈천은 누구나 싫어하는 바인데 正道로써 얻은 것이 아니면 빈천을 버려야 한다.

4. 공자님의 다른 말씀과 불일치. 예: 논어14-36

或曰: 以德報怨,이 何如 니이꼬 子曰: 何以報德고 以直報怨,이오 以德報德이니라

✴ 남이 나의 재산을 부당하게 탈취하여 원한에 사무친 나에게, 以直報怨을 말씀하신 공자님이, 빈천을 감수하라고 하신다는 것은 부당.

5. 세계성을 지닌 正義의 原理에 違背

공자님의 근본 사상이 以直報怨이라고 할 때 이를 세계적으로 보편성을 지닌 정의의 원리가 되려면 3)의 번역은 적절하지 못하다. 부당한 행위에 굴종함으로써 正道아닌 것이 세상을 지배하도록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가설 상정법(Abduction)

I. 1),2),3)의 이상한 현상이 일어냈다.

∵ 공자님의 사상체계에도 일치하지 못하고 正義의 원리에도 위배되므로.

II. H라는 가설을 설정하면 이상할 것이 없다.

∵ H는 공자님의 사상체계와도 일치하고 正義의 원리에 부합되므로.

III. 그러므로 가설H를 설정한다.

H1: 합리성회복가설1: 貧與賤, 是人之所惡也 (必?)以其道得之, 不去也

빈천은 누구나 싫어하는 바이지만, 正道로써 얻은 것이라면 빈천을 버리지 말고 감수하라.

H2: 합리성회복가설2: 貧與賤, 是人之所惡也 不以其道得之, (必?)去也

빈천은 누구나 싫어하는 바인데, 正道로써 얻은 것이 아니라면 빈천을 버리라.

 결언:

가설H1 이나 가설H2을 상정하게 되면 그것이 비록 참이 아니라 하더라도 논어의 원본들을 비교 조사하여 誤字나 脫字, 添字 등, 전문가들의 탐구 방향을 지적할 수 있고 공자님의 사상을 보다 합리적으로 체계화하여 세계성을 확보하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됨.

토막정보 : 가설의 역할

가설은 어떤 자료, 또는 어떤 종류의 자료에 관심을 두고 추구할 것인지를 알려주기도 하며, 수집한 자료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를 암시할 수 있기 때문에 학문 탐구에서 많이 활용된다. <가설 없는 관찰이나 실험은 맹목이다.>

토론문제1: <논어 4-5>는 다음의 <논어 8-13>과 어떻게 연결될 것인가?

邦有道 貧且賤焉 恥也 邦無道 富且貴焉 恥也

-나라에 도가 있는데 가난하고 미천하면 부끄러운 노릇이오,

나라에 도가 없는데 부하고 고귀하면 부끄러운 노릇이다.-

토론문제2: <논어 8-13>과 연결하면 다음 괄호안에 어떤 표현을 할 것인가?

邦無道 貧且賤焉 ( )也 邦有道 富且貴焉 ( )也

- 나라에 도가 없는데 가난하고 미천하면 ( ) 이고,

나라에 도가 있는데 부하고 고귀하면 ( ) 이다.

✦ 棲鶴 창의적 사고력 교육 자료에서